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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9 복수노조 시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2009.10.09 10:29

복수노조 시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강한규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얼마 전에 ‘정의택시노조’라는 이름으로 제2의 부산지역 택시 단위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인가가 있자, 부산지역 제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노총 계열의 전택(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과 민주노총 계열의 민택(전국민주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에 이은 부산지역 제3의 택시노동조합으로써 부산지역 택시업계에 복수노조의 시대가 명실공히 열렸다고 보도한 바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부산지역의 택시노동자들은 전택, 민택 및 이번에 설립신고된 정의택시노조, 기타 노동조합들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처럼 (복수의 지역단위 노동조합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은 비단 오늘에 이르러 이뤄진 것이 아니라, 1997년도에 ‘노동조합법’이 폐지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제정될 때부터 가능한 일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언론보도와 같이 부산지역 택시업계에 복수의 지역단위 노동조합시대가 열리기까지 부산지역 택시노동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그런 시대를 수동적으로 맞은 것이 아니라, 부산지역 택시업계에 복수의 노동조합을 도래하게 하려는 부산지역 택시노동자들의 지난한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먼저 상기해야 할 일이다.

 다음 글(지노위 결정문, 법원 판례, 토론회 발제문, 카페 글 등 인용)은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새삼스럽게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그것이 가지는 문제점과 대안을 중심으로 고민해 보고자 한다.

  「복수노조」관련한 법률규정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제5조 (노동조합의 조직·가입)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2) 부칙 제5조
①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9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 <개정 2001.3.28, 2006.12.30>

3) 공무원이나 교원을 제외한 노동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지만, (설립신고는 되어 있지 않았거나, 설립신고가 되지 않아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이나 조정신청을 하는 등의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더라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실질적인 의미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2009년 12월 31일까지는 그 (실질적인 의미의)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

 주)부일교통 판례

1) 부산지노위 결정
피신청인 회사 내에는 비록 지역노조 분회 형식일지라도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으며, 여기에서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 함은 노동조합의 "설립"과는 달리 실질적인 요건만 갖추면 되는 것으로서 신청인의 주장을 인정할 시에는 한 사업장에 여러 지역노조의 분회 설립이 가능하게 되어 복수노조 설립을 유예한 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에 반한다고 판단된다.

2) 부산지방법원 (1999. 7. 7. 선고 98가합15852) 판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는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노동조합의 설립을 제한하는 조항일 뿐, 이미 같은 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신고된 노동조합에의 가입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님은 그 법문상 명백하므로 지역별 업종별 단위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가 이미 설립신고를 마친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은 단일 사업장에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이 아니므로 복수노조 설립 제한 조항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0다23815 ) 판결
노조법 제5조 및 부칙 제5조 제3항의 취지는 과거에 금지되어 왔던 복수노조의 설립을 허용하는 한편,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이 마련되는 2001. 12. 31.까지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별도의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복수노조를 허용하지 아니함으로써 하나의 사업체에 교섭창구의 이중화로 인한 노사관계의 혼란을 방지하자는 데에 있다 할 것이고, 더구나 기존의 부산지역택시노조가 단체교섭권의 단일화를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까지 맺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들이 위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부산민주택시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하나의 사업체인 피고 회사 내에 사실상 복수노조를 허용하여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노동조합이 복수가 되는 결과가 되고, 이러한 결과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위 부칙 조항의 취지에도 명백히 반한다고 할 것이므로 부산지역택시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피고 회사 내의 3분의 2 이상의 다수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은 원고들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정의택시노조 설립관계

주)뉴부산택시 소속 기사 3인은 2008. 12. 24 부산지역 택시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지위향상 등을 목적으로 ‘부산지역택시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수리한 부산광역시는 2008. 12. 30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점과 기존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뉴부산택시 분회와 비교하여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노동조합으로 노조법 부칙 제5조제1항에 해당하는 이유로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하지만 반려처분에 불복하고 2009. 2. 16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2. 20 부산광역시는 동 이의신청을 수용불가하였고, 동년 4. 23 부산광역시의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부산지방법원에 제기하여 2009. 7. 10 부산지방법원은 “피고가 2008. 12. 30 원고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하였다.
2009. 8. 20 동 판결에 따라서 부산광역시는 부산지역을 단위로 하고 주)뉴부산택시 최충환 기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부산지역정의택시노동조합’의 설립을 인가하였다.

 ‘부산택시인의 쉼터’( http//cafe.daum. net/busantaix) 표현에 따르자면, 「정의노조는 택시업계의 불법·부당·부조리 등의 문제를 시정해 보자는 데에 뜻을 같이한 서울경기인천 택시노동자들 43명이 2006년 10월 1일. 서울 모처에서 모임을 가지며 탄생된 정의실천택시연대를 모태로 ‘택시판이 시정되어야 한다.’ 는 필요성의 인식을 바탕으로 현직택시노동자들에 의해 자주·민주적으로 설립된 정통성을 가진 택시노동조합이다.」 고 한다.

 
 복수노조 관련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 공익위원안의 문제점

1) 공익위원안은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의 금지를 넘어 단체협약상 노조활동 보장 조항도 일부 예외사유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법으로 금지

- 즉 단체협약에 규정하는 노조활동 보장 조항(유급 활동 보장 조항)도 6개 업무 ( ▲ 고충처리업무 ▲ 사업장 내의 산업안전관련 업무 ▲ 단체협약체결과 관련된 업무 ▲ 법원, 노동위원회 등 권리구제기구에 참여하거나, 그와 관련된 업무 ▲ 노사협의회를 포함한 노사공동기구와 관련된 업무 ▲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 대하여만 유급이 가능하고, 그것도 단체협약에 규정해야 만 가능하다.는 것임

- 그 외 사유의 경우 예를 들어 노동조합 교육, 각종 회의 참석(자체회의 상급단체 활동) 등 일상적인 노조활동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으로도 유급으로 할 수 없다는 것임, 즉 단체협약에 규정하는 경우에 이를 무급으로 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것임

- 이는 노조의 '전임자'에 대하여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현재 법률내용에 추가하여 각종 노조활동 보장조항마저도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며, 그동안 노사 자율로 형성되어온 사항을 다시 법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며 노조의 단결권에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게 됨

- 아직 조직체계가 아직 산별단위로 충분히 전환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의 작업장 통제권 상실과 노사간 힘의 불균형 심화로 귀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 반면, 복수노조라는 환경에서 노조 전임자 문제나 단체교섭 등에서 자본이 불공정한 처우를 일삼을 경우, 기업단위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한 경쟁과 대립이 심화되고 이 과정에서 친자본적 노조에게 우호적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음.

2) 자주성 침해라는 근거는 현실과는 전혀 동 떨어진 주장임

- 노조전임자는 기업단위 노조활동이 작업장 통제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조직적인 근거를 구축하는 기반이 되어왔던 제도임. 특히, 사업장 단위의 노조전임자는 단체교섭, 노사협의회, 고충처리, 노조의 일상 활동 등을 통해 사업장 단위에서 노조의 영향력, 사업장 통제력을 발휘하는 노동운동의 핵심적 근거지임.

- 이러한 사항, 즉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조항 명시 등을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주요 요구사항으로 하고 있고 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온 것들임

- 이와 같이 노사자치에 의한 그 관행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랜 기간 동안 실증적·법리적으로 검증 받았음

- 지금 상황은 사용자가 나서서 부당노동행위로 처벌을 받는 사유를 확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논리 모순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상황 자체가 오히려 부당노동행위라든가, 자주성 훼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임

3) 국제적 기준과 관행에도 맞지 않음

- 전임자의 수와 급여규모의 한도를 입법적으로 정하는 것은 노사자치에 대한 중대한 침해임. 국제노동기구(ILO)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의 금지는 입법적 관여사항이 아니므로 현행 노조법 상의 관련규정을 폐지할 것으로 수차례 권고한 바 있음.

- 국제 사회의 관행이라고 할 만한 기준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업내 노동자대표의 보호와 편의 관한 협약’ 제135호라고 해야 할 것임, 이 협약에 따르면, 사업장 단위의 노동자 대표에 대하여 사용자가 필수적인 편의를 제공할 것과 부당한 차별취급을 하지 않을 것을 정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국제노동기구는 노조전임자의 급여지급의 금지를 ‘입법 사항’으로 다루고 있는 한국의 노동법에 대해서 관련 규정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 것임

4) 중소영세사업장 등 대다수 노조의 존립근거 침해

- 현행 노동조합은 300인 이하 사업장이 87.8%에 달하며, 아직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전임자 임금지급을 비롯하여 단체협약에 의한 노조활동 보장 조항마저도 금지하는 공익위원안이 그대로 법제화될 경우 중소사업장 노동조합은 그 기본활동이 불가능해질 것임.


 부산지역 택시의 복수노동조합화에서 얻을 수 있는 사실들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정 당시인 1997년도부터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이 아닌 한 복수노동조합이 허용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대중을 대상으로 폭넓은 현장활동을 하지 않아도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단 시일 내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지만, 대중들은 그런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꺼려한다.

○ 조합원 대중이 없는 노동조합은 오래가지 못하고 쉽게 해산되는 종이노동조합에 불가할 뿐이다.

○ 부산광역시나 노동부 등 행정기관의 개입이나 지도가 없는 한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영세한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 수많은 노동조합이 존재하더라도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는 한 조합원들은 그런 노동조합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 복수노조시대라고는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면밀하게 준비하지 않는 한 대중으로부터 노동조합의 존재가치는 갈수록 평가절하되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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