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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2.24 SPX현장위원회가 드리는 글) 저희들 이제 일터로 돌아갑니다 (2)
  2. 2009.12.23 캄보디아 여행기②) 극복하기 힘든 캄보디아를 향한 연민 (6)
  3. 2009.12.11 <저 달이 차기 전에> 잊혀지지 않는 기억 , 쌍용자동차 파업 77일의 기록 (7)
2009.12.24 10:54

SPX현장위원회가 드리는 글) 저희들 이제 일터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미처 몰랐습니다.
모순덩어리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얼마나 하찮고 벌레처럼 취급되어 법도, 관계기관도 국민으로서 의무만 강요할뿐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마저도 깡그리 무시되면서 살아야 하는지 민주노조 하기 전에는 정말 몰랐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랬습니다.
근로조건을 개선시켜보자는 일념하나로, 이렇게 살수는 없지 않느냐, 노조만 만들면 다 될 것이라 굳게 믿으며 그렇게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부당한 해고에 맞서 원점으로 돌리는데만 155일 걸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단체협약도 없고, 노조 사무실도 없고 복직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각오가 필요하다 조합원들은 알고 있고 또 그렇게 결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알았습니다.
반 년밖에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우리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반 백년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민주노총을 만들기까지, 민주노총을 지키기 위해, 선배조합원들은 우리가 겪은 155이의 몇배, 아니 몇 만배의 투쟁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현장위원회의 복직투쟁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이 네글자를 우리 가슴에 세겨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조합원중에 한 사람은 자신의 영혼을 지켜주는 것은 하나님이지만 자기 몸을 기델수 있는 곳은 이제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되었다고 합니다.


복직투쟁을 통해 우리조합원들이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노사가 합의한 합의서가 아닙니다.우리는 민주노총의 힘, 금속노조의 위력을 알게 된것입니다. 민주노조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수 있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민주노조 사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민주노총의 투쟁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 심장에 새겨져 버린 민주노조라는 글자를 대통령 아니라 그 이상의 사람이 있다할 지라도 그 글자를 지우겠다고 하면 오히려 심장을 오려내는 것이 더 수훨한 일이라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민주노총 동지 여러분!
모든것이 동지 여러분들 덕택입니다.
지지와 연대가 만들어낸 선물입니다. 그동안 SPX현장위원회를 아껴 주시고 진심으로 걱정해 주신 동지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현장으로 돌아가겠따는 그 꿈은 이제 이뤘습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민주노조를 가꾸고 키워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정관지역지회
SPX현장위원회 조합원 일동

노동조합을 만들어 금속노조에 가입한 죄로 조합원 몽땅 해고되었던 SPX플로우테크놀로지(주) 노동자 11명이 해고된지 195만에인 2010년 1월 1일 작업장으로 원직복직한다.
12월 14일 중앙노동위원회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9월 23일 내린 'SPX노동자 11명 해고무효' 판정을 인정하였다.
SPX(주)는 중노위 복직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거쳐 대덥원까지 가겠다'며 안하무인이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SPX(주)의 불법성을 인정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부산지방노동청과 검찰,부산시청의 압박이 이어지자 회사는 12월 17일부터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입회한 가운데 복직교섭에 참여했다.
세차례의 협상결과 12월 22일 노사는
7월 21일 해고된 11명은 2010년 1월 1일 원직복직한다
.▲해고된 기간의 임금은 복직한 1월 정기임금지급날에 전액 지급한다.
노사는 2010년 2월 14일 이후에 단체교섭을 실시한다.
인사상 불이익을 하지않으며 노사는 각종 고소고발을 취하단다.
는 요지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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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7:54

캄보디아 여행기②) 극복하기 힘든 캄보디아를 향한 연민


마지막 날 방문한 곳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 외곽에 위치한 도시빈민·철거민들의 마을이었다. 캄보디아 방문 내내 경악을 금할 수 없었지만,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우리는 얼랑깡안마을과 언동마을을 방문했는데, 뽀이뻿의 시골빈민촌에 비해 이곳은 상황이 더욱 처참했다. 배수시설이 제대로 없어서 무릎 높이까지 물이 마을 전체에 차있고, 나무로 대충 지은 집들은 거지촌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남루했다. 마을 곳곳에 쓰레기가 물에 둥둥 떠다녔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집들이 즐비했다. 파리 모기 같은 해충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물에서 세수를 한다. 집안에 까지 무릎높이의 물이 들어찼다. 이 와중에 비좁은 공간의 집들이 다딱다딱 붙어있다. 이 상황을 어찌 글로 형용할 수 있을까. 글을 쓰면서 떠올려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아…….” “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정말 울고 싶다. 온몸에 힘이 빠진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 도시빈민·철거민촌은 캄보디아 독재정권과 가진 자들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원래 이 사람들은 프놈펜 도심에 살고 있었는데, 정부에서 관광객들 보기에 안 좋고 각종 개발 사업을 해야 한다며 이곳으로 강제이주를 추진했다. 당연히 이들은 철거에 반대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이들의 집들만 전부 타버리는 대규모 방화사건이 있었다. 누구의 짓일까!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범인은 당연히 밝혀지지 않는다. 그 후 이들은 프놈펜 외곽으로 강제이주를 당하게 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마을이 바로 우리가 방문한 얼랑깡안마을과 언동마을이었다. 가진 자들의 행태는 전 세계적으로 어찌 이리도 닮았을까. 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들 보기에 안 좋다며, 대대적으로 철거된 서울의 달동네들. 거리 곳곳의 노점상들.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6명이나 화형당해버린 2009년 용산의 어느 빌딩 옥상. 부산 해운대 승당마을……. 도심의 높은 빌딩에 가려진, 우리네 버려진 삶이다.

캄보디아 연수 내내 우리는 대부분 천주교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운영하는 단체를 방문했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는데, 캄보디아 독재 정권이 종교단체가 아닌 약간이라도 정치적인 색채가 있는 NGO단체는 허용하지 않는 것도 있었고, 우리가 방문한 곳이 모두 충분히 검증된(?) 곳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검증이라…….?? 사실 좀 표현이 이상하긴하다. 처음 일정표를 봤을 때 죄다 종교단체 방문이라서 고개를 약간 갸웃둥했었다. 특히 나는 믿는 종교가 없었기 때문에 방문하는 곳을 너무 편향적으로 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런데 그곳의 종교인(?)들을 만나고 나서야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특정 종교인이라기 보단 사회운동가에 가까웠다. 그들의 헌신적인 삶만을 보고 든 생각이 아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반티에이쁘리엡에서 첫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거기 신부님께서 내일 아침6시20분에 미사가 있다며, 우리 일행과 동행한 다른 신부님에게 참석하라고 했었다. 그 때까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궁금증이 들어서 물었다. “캄보디아는 불교국가 인데, 이곳에는 천주교 신자가 몇 명이나 되요?”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한명도 없어요!”였다. 매일 아침에 미사를 하는데, 늘 신자 한명도 없이 신부님과 수사님들끼리만 한다는 것이다. 천주교 신부님들이 91년부터 반티에이쁘리엡에서 장애인재활사업을 했는데, 단 한명의 신자도 없다! 신기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런데 신부님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지금 우리가 학생들에게 미사에 참가하라고 한다면, 아마 거의 대부분 참가할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우리의 권유는 뿌리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삶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의 권유를 고사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는 평등하지 못한 것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전도랍시고, 미사 참가를 권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겁니다.” 반티에이쁘리엡 뿐만이 아니었다. 마지막 날 방문했던, 한국외방선교회가 운영하는 코미소직업학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곳 신부님께서는 “과거 선교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거나, 그 나라 민중들의 사상을 무시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선교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교는 종교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의 정신을 전하는 것입니다. 즉 우린 종교의 정신인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라고 나직이 말했다. 충격이었다. 선교는 종교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의 정신을 전하는 것! 몇 번이고 되뇌었다. 과연, 검증(?)된 곳을 방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물 부족 국가 2위. 통계조차 낼 수 없을 만큼 방치되어 있는 에이즈 환자들. 산업시설도 부족하고 일자리도 없는 절대 실업의 상태. 구정물에 세수를 하고 빗물을 식수로 이용해야만 하는 환경. 굶주림에 익숙해진 아이들……. 캄보디아는 UN이 지정한 세계 최빈국 중에 하나다. 이 최빈국에서도 최빈민층에 위치한 사람들의 삶은 직접 보고 느끼지 않고는 어떤 문장으로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그런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어깨가 어스러지는 듯했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을 위한 사업을 오랫동안 묵묵히 진행하는 현지 활동가들은 대체 그 정신의 크기가 얼마 만큼일까! ‘나를 버리고 간’ 전태일의 정신을 정작 우리 노동운동가들은 망각하고 있는데……. 캄보디아에서 살아있는 전태일들을 보았다.

내가 무척이나 존경하는, 그래서 그를 만나러 연고지도 없는 충청북도까지 가게 만든, 어느 맑스주의자는 “연민이라는 감정은 사회구조의 변화를 위한 계급적인 인식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의한다. 민중의 해방을 위해서는 ‘연민’이 아니라, ‘투쟁’이 필요하다. 장애해방은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장애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극복’은 자기 노력으로 얼마만큼의 달성이 가능하지만, ‘인정’은 전 사회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연민으로 ‘극복’은 가능하지만, ‘인정’은 쉽지 않다. ‘인정’은 투쟁으로만 가능하다. 충북장애인권연대에서 일 할 때도, 지금 민주노총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도, 나의 지배적인 사상이다. 그런데 약간의 수정이 필요해졌다. 수차례의 내전을 통해 숨죽이며 살기를 강요받았던 민중들에게, 당장 먹을 밥도 없는 민중들에게, 삶의 의지가 상실된 민중들에게, 오늘의 총궐기는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연민’이었다. 아니, 실은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무기력함과 허무와 우울을 달래기 위해 필요한 건 ‘연민’이었다. 나름 깐깐했던 노동해방 사상을 잠시 접고, 내 마음이 달래질 때까지 연민을 느낀다.


캄보디아. 일주일의 연수기간 내내 마음 한구석을 우울하게 만든 나라. 이제 그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노력해보련다. 캄보디아가 내게 준,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힘을 남한의 노동자민중들을 위해 써보련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입만 살아서 중구난방인 참새떼에게 물어본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다리만 살아서 갈팡질팡인 책상다리에게 물어본다
천 갈래 만 갈래로 갈라져
난마처럼 어지러운 이 거리에서
나는 무엇이고
마침내 이르러야 할 길은 어디인가
갈 길 몰라 네거리에 서 있는 나를 보고
웬 사내가 인사를 한다
그의 옷차림과 말투와 손등에는 계급의 낙인이 찍혀 있었다
틀림없이 그는 노동자일 터이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어요 선생님은
그의 물음에 나는 건성으로 대답한다 마땅히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자 그는 집회에 가는 길이라며 함께 가자 한다
나는 그 집회가 어떤 집회냐고 묻지 않았다 그냥 따라갔다
집회장은 밤의 노천극장이었다
삼월의 끝인데도 눈보라가 쳤고
하얗게 야산을 뒤덮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추위를 이기는 뜨거운 가슴과 입김이 있었고
어둠을 밝히는 수만 개의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고
한입으로 터지는 아우성과 함께
일제히 치켜든 수천 수만 개의 주먹이 있었다
나는 알았다 그날 밤 눈보라 속에서
수천 수만의 팔과 다리 입술과 눈동자가
살아 숨쉬고 살아 꿈틀거리며 빛나는
존재의 거대한 율동 속에서 나는 알았다
사상의 거처는
한두 놈이 얼굴 빛내며 밝히는 상아탑의 서재가 아니라는 것을
한두 놈이 머리 자랑하며 먹물로 그리는 현학의 미로가 아니라는 것을
그곳은 노동의 대지이고 거리와 광장의 인파 속이고
지상의 별처럼 빛나는 반딧불의 풀밭이라는 것을
사상의 닻은 그 뿌리를 인민의 바다에 내려야 파도에 아니 흔들리고
사상의 나무는 그 가지를 노동의 팔에 감아야 힘차게 뻗어나간다는 것을
그리고 잡화상들이 판을 치는 자본의 시장에서
사상은 그 저울이 계급의 눈금을 가져야
적과 동지를 바르게 식별한다는 것을...
                                              <사상의 거처 /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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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숨쉬고 살아 꿈틀거리며 빛나는
    존재의 거대한 율동 속에서 나는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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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 09:54

<저 달이 차기 전에> 잊혀지지 않는 기억 , 쌍용자동차 파업 77일의 기록


정승호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선 현대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한다.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선 대우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한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선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한다.

...

...

...

끝도 없이 이어지는 파업의 기억. 년도와 회사 이름만 바뀔 뿐, 보기 싫은 영화를 강제로 반복해서 보는 듯 한 우리네 노동자들의 슬픈 기억이다. 이 슬픈 기억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본가들의 방만한 경영,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 부도상황에 내몰린 회사, 이 모든 잘못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 ‘저항하는 노동자들, 사측의 불성실 교섭, 그로인한 노동자들의 파업, 당연한 듯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 이어지는 공권력의 강철군화......’. ‘처절하게 피 흘리는 노동자들......’. 이 낡고 재미없는 기억을 언제까지 반복해서 두뇌에 저장하고 또 저장해야 하나!

2009년 경기도 평택 어느 공장의 여름. 이제는 잊어버린, 아니 실은 잊고 싶은 기억을 꺼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을 그린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를 민주노총 부산본부 대강당에서 상영했다. 아직 개봉할 극장을 찾지 못해, 공동체 상영이라는 형식으로, 극장주가 아닌 관객들이 지정한 공간에서 얼마간의 상연료를 내고 영화를 봤다. 관객들이 대강당을 꽉 메우고도 뒤에 서서 볼 정도였으니, 어림잡아 200명은 됐을 것이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다는 건, 쌍용차 투쟁이 잊혀진 기억이 아닌 현재진행형 기억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77일간의 파업 중 공장을 완전히 봉쇄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마지막 보름 동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봉쇄된 공장에는 일상을 빼앗긴 노동자들이 있었다. 사측의 단수 조취로 인해 그 더운 여름날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노동자. 더럼통과 판자 몇 개로 엉성하게 만든 화장실에서 옆칸의 노동자를 쳐다보며 볼 일을 보는 노동자. 담배가 떨어져서 볼펜대와 너트로 직접 곰방대를 제작해 꽁초를 모아 피는 노동자. 물과 반찬이 부족해 김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한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노동자.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아요? 샤워하는 거예요. 깨끗한 화장실 한번 가보는 거”라며 “사람 꿈이 이렇게 소박해질 수 있나…….” 허탈해하는 노동자. 소주에 삼겹살 한번 먹는 게 소원이라는 노동자. 코앞에 보이는 집을 보며 “새가 되어 날아가서, ‘여보 나왔어. 밥 좀 줘’라고 말하고 싶다”는 노동자. “저 달이 동그래지기 전에는 끝나야 할 텐데…….”라며 오랜 파업이 끝나고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노동자. 이들의 소박한 일상을 빼앗아간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일상을 살고 있을까! 쌍용차를 부실하게 만든 장본인들, 부도의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하는 그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 최상류층으로, 운전기사가 대신 운전해주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일류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부모 잘 만난 새끼들을 끼고 칼질을 해대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처절한 생존의 동아줄에 매달렸던 그 77일 동안.

77일간, 쌍용차 노동자들은 일상만 빼앗긴 게 아니었다. 하늘위에는 수시로 경찰 헬리콥터가 떠다니며, 1시간에도 수십 개의 최루액 봉지를 떨어뜨린다. 떨어진 최루액 봉지는 노동자들의 몸을 타들어가게 하고도 공장 지붕 위에 말라붙어서 바람이 불때마다 최루가루가 날려 눈과 목을 따갑게 한다. 경찰의 폭력으로 머리가 깨진다. 쓰러져 넘어진 노동자들을 공권력의 강철군화는 질릴 때까지 밟고 또 밟는다. 경찰의 방패는 더 이상 방어용이 아니다. 창이 되어버린 방패는 노동자들의 머리를 내리 찍는다. 팔을 다친 노동자를 위해 “앰뷸런스 좀 통과시켜 달라고!” 통사정을 해도 굳게 닫힌 경찰의 바리케이드는 열리지 않는다. 그는 결국 긴 공장 도로를 걸어서 홀로 병원으로 간다. 공권력의 강철군화에 짓밟히는 동지들을 보며 한 노동자가 “그만해 이 새끼들아, 그만해”라고 울부짖는다. 생지옥이 따로 없다.

영화에는 ‘의료진의 출입이 가로막힌 조건에서 당뇨로 썩어 들어가는 발을 걱정하면서도 “나가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친구와 “나가라”며 눈물 흘리는 친구’가 있었다. 영화에는 ‘마지막 집회에서 파업가를 부르며 쏟아지는 눈물을 애써 감추려 하늘만 쳐다보던 한상균 지부장’이 있었다. 영화에는 ‘우리의 잘못이라고는 묵묵하게 일만한 것 밖에 없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노동자’가 있었다. 영화에는 ‘경영자들에게 정리해고가 결코 값싼 구조조정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고 이를 악다무는 노동자’가 있었다. 영화에는 ‘다음 주가 우리 새끼 돌잔친데, 거기는 가야 하는데 라며 안타까워하는 노동자’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보수 언론에 의해 ‘무시무시한 폭도’가 된 사람들이다.

오랜 투쟁으로 쌍용차 노동자들은 득도의 경지에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죽도록 힘들었을 텐데, “이 투쟁이 내 삶에서 '좋은 경험’이죠. 뭐!”라며 웃는다. 순간 감출 틈도 없이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상영회장 곳곳에서 훌쩍 훌쩍 콧물 훔치는 소리가 들린다.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갱상도 남정네들의 가슴도 불 질러 버린 우리네 슬픈 기억. 영화는 ‘제발 잊고 싶은 기억’을 끈질기게 찍어낸다. 모두 알고 있듯이, 쌍용차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상균 지부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구속됐다. 노조는 각종 손해배상, 가압류, 벌금에 시달린다.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무급휴직자들은 1인 평균 4천378만원의 빚을 안고 있다. 4개월이 흘렀지만 해고된 3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조합원들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특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강고한 투쟁을 계속 하고 있다. 영화는 “이들을 잊지 말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영화는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그래서 하나 되어 우리 나서야 한다.”고 소리치는 듯했다. 영화는 “더 이상 쌍용차 노동자들을 외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소리치는 듯했다.

년도와 회사 이름만 바뀔 뿐, 끝도 없이 이어지는 파업의 기억. 나에게 그 기억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아니, 잊으면 끝장이다.

...

...

...

상영장을 나와서 길을 걷다가, 느닷없이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그들의 구호가 내 가슴에 와 박힌다.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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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2 Comment 7
  1. Favicon of http://www.eluxury-mart.com/gucci-1.html BlogIcon gucci purses 2010.05.11 17: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라며 안타까워하는 노동자’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보수 언론에 의해 ‘무시무시한 폭도’가 된 사람들이다.

  2. -_- 2010.06.08 18: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북한사람이 쓴 글같다..

  3. Favicon of http://www.haoarts.com BlogIcon oil painting 2011.09.21 11: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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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zz 2011.10.02 15: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뭐 강철군화가 그리 물렁하냐 ㅋㅋㅋㅋ 50명가량 다쳐서 병원에 실려갔는디..
    강철군화라서 니들 볼트총 맞고 쇠파이프 맞고 화염병 맞고 해도 멀쩡해야하는거 아니냐?
    자폭들하고계시네.. 여론을 봐라. 니들이 좋은인상을 받고 있는지 나쁜인상을 받고있는지, 보수언론에 세뇌니 뭐니 이상한 궤변말고 임마들아.. 니들 비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바보냐 사리판단 할줄아는 성인들인데 이 ㅁㅊ넘들..
    해고된놈들 배가 덜고프구나 하고 느끼는걸 니들 인터뷰때 몇번이나 본다.
    노가다나 해야되나? / 노가나뿐이 없지요.
    이딴말 지껄이는 자체가 니들 뱃대지에 기름꼈다는 증거야. 노가다로 돈벌어보니 힘들지?
    그래 돈은 원래 그렇게 어렵게 버는거야. 니들같이 편하게 놀면서 버는게 아니라. 니들이 반성하고 있다면 노가다든 뭐든 일하고 있는 현실에 감사하고 있을거야. 근데 아니지?
    만족할수 있을리가 있나? 일은 드럽게 편하게 하고 시위나해서 회사에 돈은 죤나게 받아쳐먹었으니 만족할수가 없지. 개넘들아. 쯧쯧...

  5. Favicon of http://www.kizi2.com BlogIcon Kizi 2011.11.27 15: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ไม่อนุญาตให้ใช้คำหยาบ การดูถูก เสียดสี นินทาว่าร้าย สร้างความแตกแยก ไม่เหมาะสม หรือกระทบถึงสถาบันอันเป็นที่เคารพ

  6. Favicon of http://www.y8flashgames.net BlogIcon Y8 2011.11.27 15: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자폭들하고계시네.. 여론을 봐라. 니들이 좋은인상을 받고 있는지 나쁜인상을 받고있는지, 보수언론에 세뇌니 뭐니 이상한 궤변말고 임마들아.. 니들 비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바보냐 사리판단 할줄아는 성인들인데 이 ㅁㅊ넘들..

  7. Favicon of http://www.iphone5release.biz BlogIcon iphone 5 2011.11.27 15: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있다면 노가다든 뭐든 일하고 있는 현실에 감사하고 있을거야. 근데 아니지?
    만족할수 있을리가 있나? 일은 드럽게 편하게 하고 시위나해서 회사에 돈은 죤나게 받아쳐먹었으니 만족할수가 없지. 개넘들아.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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