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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10.28 늙은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1)
  2. 2009.10.28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3. 2009.10.27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단결하자!
  4. 2009.10.27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로 결정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5. 2009.10.09 민중의 분노, 밤하늘에 솟아오른 거대한 불꽃 (2)
  6. 2009.10.09 복수노조 시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7. 2009.10.07 교육 대운하(?) 일제고사
  8. 2009.10.01 <오도엽 시인의 전태일 읽기> 바보 전태일이 되자! (2)
2009.10.28 14:32

늙은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진
민주노총 부산본부 본부장

늙은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평생을 살아온 분들이 노동자임을 자각하고 민주노조 깃발을 세우기 위해 80일 넘게 파업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예선 노조 조합원들입니다.
지난여름부터 한 치의 흐트림 없이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하며 지역의 연대 투쟁에 항상 함께하는 간병인 여성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 늙은 노동자들이 왜 이제 노동조합을 만들어 이렇게 힘든 투쟁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동지들의 얼굴을 보면서 답을 찾습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처럼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찾아가는 순수한 열정이 그들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과 직종을 불문하고 많은 사업장이 정권과 자본의 압박으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6년전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한진 중공업에서도 사측과 장기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사측의 욕심이 6년 전과 같아서 더욱 공세적 투쟁이 필요합니다.
부산시가 외자 유치를 한 성과라고 자랑했던 정관의 SPX자본은 민주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 조합원을 해고시켰습니다.
노동자들이 지노위에서 승소를 했지만 사측은 복직 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일반노조의 보람상조, 유창 환경, 삼화여객, 신아 환경, 광안 환경 등의 사업장에서 힘들지만 흔들리지 않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 39주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도 자본과 정권의 압박으로 지역과 직종을 불문하고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점검이 필요합니다.
10월, 11월이면 더욱 더 열사들이 생각납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이 잊혀 진다지만 우리 노동자들에겐 잊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가 많은 것을 바뀌게 한다지만 우리 노동자들에겐 변하지 않고 꼭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열사들이 우리 노동자들에게 남긴 정신을 어찌 잊을수 있겠습니까?
열사 앞에서 맹세한 우리의 투쟁 결의가 변할 순 없습니다.
가슴에 담아 두는 것만으로 열사 정신을 계승한다고 할 순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 한 것은 바로 행동입니다.

투쟁의 실천이 없다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 할 수 있겠습니까?
하반기 정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민주노조를 말살하려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을 정 조준하여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투쟁이 필요합니다.
노동자 서민의 거센 저항을 시작합시다.
그러기 위한 하나 하나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한 동지 한 동지가 모두 전태일이 됩시다.
총 단결, 총 투쟁의 깃발을 다시 한 번 치켜 올립시다.
지나간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투쟁의 성과도 우리에겐 중요한 자산이지만 거기에서 머물고만 있다면 우리에겐 내일의 희망이 보이질 않습니다.
투쟁의 상징이었던 골리앗이 노사정 화합이라는 미명아래 정권과 자본의 홍보물로 전락되고 그 투쟁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실천 투쟁만이 내일의 희망을 담보할 수 있고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지 않습니다.
이 정권의 머리와 가슴 속에는 시작부터 노동자 서민은 없었습니다.
저들에게 있다면 가진 자들의 정권 연장과 그 들만의 삶만 있을 따름입니다.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지 않는다면 결코 가질 수 없습니다.

동지들! 멈추지 않는 투쟁을 전개합시다.
지금 부산지역본부에서는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바라보는 사업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으로 만들어갑시다.
11월 8일 서울에서 전국의 노동자 10만이 모입니다.
매년 하는 의례적인 행사가 아니라 지역에서 결의하여 모이는 10만이 필요합니다.
우리 10만의 전태일이 만나는 노동자 대회를 성사 시킵시다.
그 선봉에 부산의 4천 전태일이 함께 합시다.
열사가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은, 잊지 않고 가슴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은, 우리의 투쟁이 멈추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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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8 14:21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3명이 근무하는 제조업 현장에서 어느 날 사장이 이달 말까지만 출근하라고 합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냥 출근하지 말라고 말한마디 하고 갈 뿐입니다. 사장에게 해고를 시킬꺼면 해고사유나 절차에 따라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따지니, 사장은 우린 5인 미만 사업장이라서 해고제한 법 적용을 안 받기 때문에 사장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정당한 이유와 무관하게 마음대로 해고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고를 하려면 30일전에 해고예고를 하거나, 통상임금의 30일분의 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부당한 해고를 당하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5인 미만 사업장엔 해당이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사장이 나가라 하면 언제든지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고용불안을 느끼며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입사할땐 일년 이상 근무 후 퇴사하면 퇴직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사장은 이제 와서 법에서 퇴직금 안 줘도 아무 문제 없기 때문에 퇴직금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하루 아침에 해고되고도 법적인 아무런 구제조차 받지 못하고, 몇 년간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해도 연장·야간 수당도 받지 못하고, 퇴직시 퇴직금 한푼 받지 못하고 쫒겨나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제조업 현장에서 약20명이 근무를 하다가 어느 날 사장이 경기가 안 좋다고 현장 직원들을 소사장으로 전환을 시키겠다고 합니다. 사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퇴직금도 없고, 아무리 장시간 근무해도 연장·야간 수당도 안 줘도 되고, 연·월차 휴가를 안 줘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현장의 노동자들을 소사장으로 전환시켰습니다.
노동자들은 다른 직장 구하는것도 쉽지 않고 하루하루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냥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부당하단 생각이 들어도 사장에게 항의라도 하면 해고를 당할 같아 그냥 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류상으로 소사장 등록을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하던 업무도 똑같았고 업무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무를 했습니다. 월급도 소사장이 아닌 사장에게 받았습니다.
퇴직을 하면서 서류상으론 소사장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이니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퇴직금을 달라고 했지만, 사장은 소사장 등록이 되어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퇴직금을 안 줘도 되기 때문에 법대로 하라는 말뿐이었습니다. 노동부에 확인을 해봐도 소사장이기 때문에 사업주가 퇴직금을 줄 의무는 없다고 합니다. 단지 서류상 소사장 등록이 되었을뿐 실제로는 업무의 지시·감독을 받으면 일하는 노동자였다고 주장을 해도 서류상 소사장 등록이 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주가 퇴직금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합니다. 힘없는 노동자가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안하며 해고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도, 서류상 소사장이라고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적용이 안 된다고 합니다.

가구공장에 다디넌 어느 노동자는 한 사업장에서 15년을 사장과 둘이서 근무를 했습니다.
보통 2~3명이 하는 일을 혼자 처리해 오다, 이제 나이가 많아지니 다른 곳으로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그런데 이런 상황을 아는 사장은 수시로 반말과 모멸감을 주는 욕설을 하고, 그만두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만두라고 얘기를 합니다. 게다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알고 그만두더라도 아무것도 해줄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15년간이나 혼자서 일을 도맡아 하다가 나이가 들자 함부로 무시하는 사장에게 인간적인 배신감이 너무 크고, 그만두더라도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퇴직금 한 푼 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듯,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인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을 적용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로시간 제한 규정도 없고, 연장야간수당도 없습니다. 퇴직금, 연·월차 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업주 마음대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구제 절차도 없는 실정입니다. 현재 부당해고를 당한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5인미만 사업장은 이 구제신청 조차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열악한 근로조건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느끼면서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인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300만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서는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 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권리인 근로기준법이라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추모 39주기를 맞아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저임금 영세노동자 노동기본권∙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온라인 1만인 선언운동"을 daum(아래 주소 참조)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html?id=84061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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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15:20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단결하자!


박주미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자문위원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사건이 할당되어 조정회의에 들어가 사측과 노측을 함께 자리하고 보면 노동조합의 어려운 현실이 실감난다. 경기침체 원인과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사용자들은 끊임없는 적자타령으로 노동자들에게 굴욕을 강요한다. 일자리 지키는 것만으로도 흡족해야 되지 않느냐고 이 어려운 조건에 “뭔 임금인상이냐“고 오히려 소리친다. 노동조합에 굴종적 양보를 강요하고, 싫으면 그만두라고 까지 한다.
줄어들지 않는 실업률은 사용자들이 노동자를 또다시 억압하고 강요하는 수단이 되었다. 더 싼 값에 노동력을 살 수 있다는 철저한 시장논리로 해 볼테면 해 보라는 식이다. 어떤 것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한다. 사측입장을 수용해 달라는 말 만 되풀이 한다. 노동자들의 입장은 아무것도 듣지 않고 받아 줄 것도 없다는 고자세로 버티기만 한다. 이 어려운 경기침체에 오로지 노동조합이 양보해야 되지 않느냐는 식이다. 자본가들의 교활함에 분노가 치솟고 억장이 무너지는 막막함을 느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없이 무기력함에 빠지고 만다.

어렵고 힘든 현실이다. 어떤 것도 우리 뜻대로 되는 일이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자,
당장의 임.단협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와 더불어 우린 무엇 때문에 노동조합 운동,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동료들과 동지들과 생각을 나누어보자.
서로 다른 대답이라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무엇 때문인지? 서로 들어주고, 자기주장도 하면서 하나 되는 길을 찾아보자. 꼭 같지 않아도 그대로 인정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대안도 방법도 함께 만들어내자. 그래야, 더 큰 힘의 물결로 자본의 힘을 꺽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십 수 년 전 노동교실의 어느 한 강사가 한 말이 기억이 난다.
“한국의 보통 남자들은 군복무 3년을 마치고 나면 평생 동안 틈만 나면 우려먹는다. 내가 군대 있을 때 말이야 하며 있는 말, 없는 말 다 꺼내어 무용담으로 자랑하는데, 노동운동하는 사람들은 몇 삼년을 하면서도 어디 가서 당당하게 노동운동한다고 자랑하는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뿐만 아니라 아예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말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노동운동이 왜 자랑스럽지 않느냐?고 되물은 적이 있다.
또, “여성들은 모였다 하면 시집살이 고달픈 이야기는 늘어지게 하면서도 노동 현장의 이야기, 여성노동자이야기 노동운동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우리 노동자가 노동자 이야기 하지 않으면 어느 누가 하겠느냐고, 노동자 이야기는 노동자인 우리가 많이 하고, 널리널리 퍼트리자“라고 했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노동운동이 많이 변화 발전 되었다.
그러나 변화 되지 않고 더 견고해져가는 것이 있다. 근로빈곤층, 장시간 노동은 하지만 생활은 궁핍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최저 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수백만의 노동자들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근속년수 20년 넘게 근무한 제조업에서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일하면서도 월 평균임금 150만 원 정도의 임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2009년 임금인상이 되지 않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는데 사용자는 경기침체로 단 한 푼도 인상은 없다며, 싫으면 그만 두면 되지 않느냐고, 그것 받고도 일하겠다는 사람 많다며, 더 이상 조정도 뭐도 받아 주지 않겠다는 현실이다.

그런 조정 건을 마무리 하고나면 노동조합원들을 보기에 면목이 없다.
지방노동위원들이 좀 더 호되게 사용자들이 각성하도록 강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런가 하면 개인적으로는 사용자를 너무 곤경에 빠트렸다고 “공익위원“이 아닌 것 같으니 다음 선임할 때 신경 쓰겠다는 위원장의 말을 들을 때, 어처구니없었지만, 물론 가볍게 지나가는 말이라고 하기에 쓴웃음을 짓고 넘어간 적도 있었다.
아무튼 노동부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그 임무를 충실히 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노동부가 아니라 고용부다.”라는 비꼬임 섞인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지방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더 강화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내부에서 나오기도 한다. 아무튼 사용자 마음을 흔들어 깨워서 노동자의 존재와 사회적 역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하지 못한 “지방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이렇듯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개인은 답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개인이 아니고 함께라면, 분명 다를 것이다. 조직된 힘, 결의된 힘, 단결된 실천력이 담보된다면 이루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노동자는 단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누가 이 세상을 유지 발전시키고 있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하여야 될 것이다. 노동자의 자부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확보하고 철저한 노동자의식으로 무장하고, 당당하게 자본의 논리에 대응하여야 한다.
영세하고 열악한 사업장의 근로조건을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세상에 알려내자.
기업별, 산업별만 아니라, 노동계층 전체가 노동조합 운동의 미래를 만들어가자. 노동자 삶이 전전긍긍하는 하루살이가 아니라, 장기적 계획과 당당한 포부를 가지고 노동자가 살 길이요 인간답게 사는 희망 가득찬 평등 세상을 노동자의 하나 된 힘으로 기필코 이루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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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15:10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로 결정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윤덕중
대우버스사무지회 수석부지회장

 

이명박정권이 들어선 이후 노동계는 "총체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는 MB정권에 의해 반노조정책과 친기업정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를 노동계가 제대로 반격하지 못한 채 모진 매를 맞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MB정권이 쏟아 내는 싸이코패스 같은 정책들 중에는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자본가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들도 많이 있다.
특히 노사관계에 대한 정책은 당사자인 노사 모두가 못마땅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들도 상당 수 있다. MB정권은 마치 양날을 가진 칼처럼 노사 모두에게 위험한 존재로 비춰지고 있다.

 
1997년 개정 노동법에서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법으로 정하여졌다.
하지만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유예기간을 두었지만 노사정 모두는 인정할 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권은 2010년부터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해 강행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로 인해 노사정의 뚜렷한 입장 차이가 확인되었고 이후 노사관계를 비롯한 노동계의 투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노조 허용'은 노노갈등 및 노사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높다.
기존의 노동조합은 교섭권 약화 및 조합원의 이탈, 특히 미조직 노동자들의 비율이 높은 사업장의 경우, 사용자들이 미조직 노동자로 하여금 어용노조를 만들어 기존의 노조를 흔들면 기존노조의 주도권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의 노동조합도 조직유지와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편 '복수노조 허용'은 현재까지 교섭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복수노조 금지 조항으로 묶여 사용자측으로부터 교섭을 거부당한 기존 노동조합과 미조직 노동자들은 손쉬운 방법으로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노동조합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기도 한다.
하지만, '복수노조 허용'은 사용자들에게 있어 교섭주체의 증가로 인한 교섭비용 증가와 다양한 계층의 요구조건을 다 만족하지 못 함으로 인한 욕구불만이 생산성저하를 가져올 우려가 있어 사용자들 역시 그리 탐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사용자들의 이러한 입장을 반영해 노조난립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과반수 대표제'를 통한 교섭창구 단일화 시행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강제로 박탈하는 명백한 위헌적 발상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비정상적인 복수노조의 난립을 통해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민주노조의 확장을 막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는 듯하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노간의 입장차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차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노동조합이건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합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국에는 노동조합이 하나로 모일 수밖에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가정해 볼 때 사용자들 역시 '복수노조 허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가 제안하는 복수노조의 전제조건인 "교섭창구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여러 개의 노조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고 또 노노간의 경쟁으로 요구사항이 높아지고, 노노갈등 및 노사갈등으로 인하여 교섭비용의 증가와 생산성이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내심 노노간에 의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교섭창구 마저도 만들지 못해 노동조합이 스스로 자멸해 주었으면 하는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복수노조 허용'은 기존의 노동조합과 사용자들 중 어느 누구도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또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역시도 이미 노조 전임자를 확보하고 있고 또 임금도 지급 받고 있는 노동조합의 경우 그 지급이 금지 된다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 하더라도 노조 전임자의 임금에 대한 보전을 하고자 할 것이므로 노사간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성노조를 경험한 대기업이나 노조 전임자 임금을 조합원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사용자들은 노조무력화를 기대하며 찬성할 수 있다.

반면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이 위법한 행위(부당노동행위)로 취부 되어 더 이상 지원할 수 없게 된다면, 어용노조 역시 어떠한 방법으로든 임금을 보전 받기위해 투쟁할 것이며 또한 어용노조를 통해 노사안정과 다수의 의견을 적당히 대변해 주던 기업의 사용자들도 노사갈등 및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조 전임자 임금 부분을 개별조합원의 임금상승에 반영하게 되면 투쟁의 수위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분이 더 크게 작용하여 경제전반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도 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안하는 타임오프(Time Off)제 역시 노사간의 이해관계를 상시적으로 타협을 통하지 않고 사안이 발생할 때 마다 사용자의 승인을 얻어 조합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또 그 사유로 교섭, 협의, 고충처리, 산재예방 등 한정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노동조합의 활동 및 자율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교섭방식도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노사간에 일상적인 교섭마저도 쉽게 끝내기 보다는 길게 끌고 가면서 일상활동과 교섭을 병행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사관계는 단 하루도 평화기간이 없는 "연중무휴투쟁"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사용자들과 정부는 노조 전임자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스스로 자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노사정 모두가 받게 될 충격과 피해를 예상해 보면 누가 먼저 패배를 인정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치킨게임이 될 우려도 배재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노사정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다. 노사관계에서 노동조합이 선택하는 투쟁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목적일 수 없듯이, 사용자들 역시도 노사화합을 통한 이익창출이 목적이지 노조말살이 그 목적일 수 없다.
그러므로 노사관계란 노사가 협의해서 합의된 바에 따라 결정하고 지키려는 조직문화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개입해서 노사간의 입장을 무시한 채 정부의 입장대로 강행하려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통한 정부에 대한 비판적 기능을 말살하기 위함"으로 노조나 기업이 내홍을 겪든 말든, 국가경쟁력이 약화되건 말건 정부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근시안적인 MB정권의 밀어붙이기식 단순논리의 단적인 예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사간 자율로 결정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난 13년간 유예를 하고도 그 합의점을 찾지 못한 법이라면 지금이라도 폐기하고 현재 노사간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관례대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더 옮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권이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원래의 법 취지대로 노조의 교섭권을 각각의 노조 마다 줄 것을 요구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만큼 조합원들의 임금에 보전될 때까지 강도 높은 투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을 동반한 노사분쟁으로 노사 모두가 공멸의 길을 걷기를 바라는 것이 MB정권이 진정으로 바라는 노사관계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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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9 21:05

민중의 분노, 밤하늘에 솟아오른 거대한 불꽃

류장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10월 16일 밤 8시, 남포동 부영극장앞.

부산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에서 경찰차를 태우며 하늘로 치솟는 거대한 불꽃. 수만명 군중이 ‘독재타도, 유신철폐, 언론자유’를 목이 터져라 외치는 함성이 내눈앞에 펼쳐졌다. 길가의 모든 파출소는 보이는 족족 박살났다. 세무서, 동사무소, 언론사, 민주공화당 사무실에는 분노한 군중들의 돌팔매가 퍼부어졌다. 이날 아침 10시, 부산대학교 수십명의 학생들이 시작한 ‘데모‘는 수천 학생들의 봉기가 되어 시내로 물밀 듯이 쏟아졌다. 하루도 지나지 않은 그날밤, 시내 한폭판에서 수만명의 군중들이 분노를 쏟아내는 거대한 민중항쟁으로 타올랐다.

<1979년 부마민중항쟁 당시> 거리로 나온 학생들과 박수치는 시민들

그 열하루 뒤인 1979년 10월 27일, 18년 동안이나 혼자 대통령을 해먹던 박정희가 심복이었던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지금의 국가정보원 원장)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는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


1961년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고 1979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박정희는 ‘수출지상주의’를 내걸었다.
물건을 만들어서 외국에 팔려면, 기술력이 없었던 당시로는 값싼 물건이 만들어져야 했다. 당연히 저임금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쌀과 곡물류는 저가격을 유지했다. 삼성 등 재벌들은 값싼 외국산 밀가루를 수입하여 떼돈을 벌었으나 농민들은 망해갔다. 벌어먹고 살기위해 농민들과 자녀들은 도시로 도시로 밀려들었다.

마산에는 박정희 정권의 비호아래 외국기업이 한국의 노동자들을 값싸게 부려먹는 ‘수출자유지역’이 만들어졌다. 부산에는 국제상사, 화승그룹 등 수만명을 고용하는 신발공장, 합판공장등 수출용 공장들이 이루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는 절망이었다.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렸으나, 근로기준법이 있는 지도 몰랐다. 노동조합은 법상으로 어용노총인 ‘한국노총’만 허용되었다.

1970년 11월, 서울 평화시장 재단사였던 전태일 열사가 환풍도 안되고 허리도 굽혀지지않는 다락방 공장에서 15시간씩 고되게 일하던 봉제여성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투쟁하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외치며 분신자결하였다.

1979년 8월 9일, 가발 수출업체인 YH무역의 여성노동자 200명은 회사폐업에 맞서 회사정상화를 요구하며 당시 야당이었던 ‘신민당’사에 들어가 농성을 벌였다. 박정희정권은 그들이 ‘산업전사, 수출역꾼’으로 부르며 칭송했던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농성 4일째 8월 11일 새벽2시, 1,000여명의 무장경찰을 최루탄을 쏘며 신민당사로 진입시켰다. 이과정에서 22살의 김경숙 여성노동자가 건물에서 떨어져 살해당했다.
당시 야당 당수있던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10월 4일, 다수당인 공화당의 표결처리로 국회의원에서 제명당했다.
1979년,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장시간노동뿐아니라 상급자들에게는 노예처럼 취급받았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2차 석유파동으로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었다.


1980년대 광주민중항쟁 당시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선배, 친구와 함께 박현채 교수의 ‘민족경제론’등을 읽고토론했다. 전태일열사 이야기를 들으면 노동자의 고통을 전해들었다. YH무역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외침이 무장경찰에 의해 도륙당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박정희 정권에 대항하던 야당 당수의 국회의원 제명도 목격했다.
‘독재타도’는 생존의 길을 찾는 민중의 외침이었다.
‘유신철폐’는 대통령을 체육관에서 간선제로 뽑고, 데모도 못하게 하는 권력에 대한 처절한 분노였다. ‘언론자유’는 노예처럼 부림을 당하는 민초들의 외침을 광야에 퍼지게 하자는 자유의 외침이었다.
젊은 청년들의 외침이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남포동에서 수만군중의 함성과 불길로 솟아오를 때, 잠시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나 최루탄과 페퍼포그를 쏘며 경찰에 맞서 돌팔매와 빈병을 집어던지며 거대한 저항으로 타오르자 ‘희망을 만드는 힘이 가까이 있구나’ 하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생존의 위한 처절한 투쟁, 군중의 촛불과 권력의 탄압, 임금이 깍이고 길거리로 쫒겨나는 노동자들. 일자리가 없어 청춘을 그냥 삭혀야 우리의 아이들.
여전히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한가운데 있는 내가 거대한 민중의 불길을 다시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작년 여름 광장을 뒤덮었던 촛불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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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화수 2009.10.14 14: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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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9 10:29

복수노조 시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강한규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얼마 전에 ‘정의택시노조’라는 이름으로 제2의 부산지역 택시 단위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인가가 있자, 부산지역 제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노총 계열의 전택(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과 민주노총 계열의 민택(전국민주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에 이은 부산지역 제3의 택시노동조합으로써 부산지역 택시업계에 복수노조의 시대가 명실공히 열렸다고 보도한 바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부산지역의 택시노동자들은 전택, 민택 및 이번에 설립신고된 정의택시노조, 기타 노동조합들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처럼 (복수의 지역단위 노동조합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은 비단 오늘에 이르러 이뤄진 것이 아니라, 1997년도에 ‘노동조합법’이 폐지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제정될 때부터 가능한 일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언론보도와 같이 부산지역 택시업계에 복수의 지역단위 노동조합시대가 열리기까지 부산지역 택시노동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그런 시대를 수동적으로 맞은 것이 아니라, 부산지역 택시업계에 복수의 노동조합을 도래하게 하려는 부산지역 택시노동자들의 지난한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먼저 상기해야 할 일이다.

 다음 글(지노위 결정문, 법원 판례, 토론회 발제문, 카페 글 등 인용)은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새삼스럽게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그것이 가지는 문제점과 대안을 중심으로 고민해 보고자 한다.

  「복수노조」관련한 법률규정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제5조 (노동조합의 조직·가입)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2) 부칙 제5조
①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9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 <개정 2001.3.28, 2006.12.30>

3) 공무원이나 교원을 제외한 노동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지만, (설립신고는 되어 있지 않았거나, 설립신고가 되지 않아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이나 조정신청을 하는 등의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더라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실질적인 의미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2009년 12월 31일까지는 그 (실질적인 의미의)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

 주)부일교통 판례

1) 부산지노위 결정
피신청인 회사 내에는 비록 지역노조 분회 형식일지라도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으며, 여기에서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 함은 노동조합의 "설립"과는 달리 실질적인 요건만 갖추면 되는 것으로서 신청인의 주장을 인정할 시에는 한 사업장에 여러 지역노조의 분회 설립이 가능하게 되어 복수노조 설립을 유예한 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에 반한다고 판단된다.

2) 부산지방법원 (1999. 7. 7. 선고 98가합15852) 판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는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노동조합의 설립을 제한하는 조항일 뿐, 이미 같은 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신고된 노동조합에의 가입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님은 그 법문상 명백하므로 지역별 업종별 단위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가 이미 설립신고를 마친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은 단일 사업장에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이 아니므로 복수노조 설립 제한 조항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0다23815 ) 판결
노조법 제5조 및 부칙 제5조 제3항의 취지는 과거에 금지되어 왔던 복수노조의 설립을 허용하는 한편,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이 마련되는 2001. 12. 31.까지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별도의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복수노조를 허용하지 아니함으로써 하나의 사업체에 교섭창구의 이중화로 인한 노사관계의 혼란을 방지하자는 데에 있다 할 것이고, 더구나 기존의 부산지역택시노조가 단체교섭권의 단일화를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까지 맺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들이 위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부산민주택시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하나의 사업체인 피고 회사 내에 사실상 복수노조를 허용하여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노동조합이 복수가 되는 결과가 되고, 이러한 결과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위 부칙 조항의 취지에도 명백히 반한다고 할 것이므로 부산지역택시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피고 회사 내의 3분의 2 이상의 다수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은 원고들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정의택시노조 설립관계

주)뉴부산택시 소속 기사 3인은 2008. 12. 24 부산지역 택시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지위향상 등을 목적으로 ‘부산지역택시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수리한 부산광역시는 2008. 12. 30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점과 기존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뉴부산택시 분회와 비교하여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노동조합으로 노조법 부칙 제5조제1항에 해당하는 이유로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하지만 반려처분에 불복하고 2009. 2. 16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2. 20 부산광역시는 동 이의신청을 수용불가하였고, 동년 4. 23 부산광역시의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부산지방법원에 제기하여 2009. 7. 10 부산지방법원은 “피고가 2008. 12. 30 원고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하였다.
2009. 8. 20 동 판결에 따라서 부산광역시는 부산지역을 단위로 하고 주)뉴부산택시 최충환 기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부산지역정의택시노동조합’의 설립을 인가하였다.

 ‘부산택시인의 쉼터’( http//cafe.daum. net/busantaix) 표현에 따르자면, 「정의노조는 택시업계의 불법·부당·부조리 등의 문제를 시정해 보자는 데에 뜻을 같이한 서울경기인천 택시노동자들 43명이 2006년 10월 1일. 서울 모처에서 모임을 가지며 탄생된 정의실천택시연대를 모태로 ‘택시판이 시정되어야 한다.’ 는 필요성의 인식을 바탕으로 현직택시노동자들에 의해 자주·민주적으로 설립된 정통성을 가진 택시노동조합이다.」 고 한다.

 
 복수노조 관련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 공익위원안의 문제점

1) 공익위원안은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의 금지를 넘어 단체협약상 노조활동 보장 조항도 일부 예외사유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법으로 금지

- 즉 단체협약에 규정하는 노조활동 보장 조항(유급 활동 보장 조항)도 6개 업무 ( ▲ 고충처리업무 ▲ 사업장 내의 산업안전관련 업무 ▲ 단체협약체결과 관련된 업무 ▲ 법원, 노동위원회 등 권리구제기구에 참여하거나, 그와 관련된 업무 ▲ 노사협의회를 포함한 노사공동기구와 관련된 업무 ▲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 대하여만 유급이 가능하고, 그것도 단체협약에 규정해야 만 가능하다.는 것임

- 그 외 사유의 경우 예를 들어 노동조합 교육, 각종 회의 참석(자체회의 상급단체 활동) 등 일상적인 노조활동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으로도 유급으로 할 수 없다는 것임, 즉 단체협약에 규정하는 경우에 이를 무급으로 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것임

- 이는 노조의 '전임자'에 대하여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현재 법률내용에 추가하여 각종 노조활동 보장조항마저도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며, 그동안 노사 자율로 형성되어온 사항을 다시 법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며 노조의 단결권에 중대한 침해를 가져오게 됨

- 아직 조직체계가 아직 산별단위로 충분히 전환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의 작업장 통제권 상실과 노사간 힘의 불균형 심화로 귀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 반면, 복수노조라는 환경에서 노조 전임자 문제나 단체교섭 등에서 자본이 불공정한 처우를 일삼을 경우, 기업단위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한 경쟁과 대립이 심화되고 이 과정에서 친자본적 노조에게 우호적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음.

2) 자주성 침해라는 근거는 현실과는 전혀 동 떨어진 주장임

- 노조전임자는 기업단위 노조활동이 작업장 통제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조직적인 근거를 구축하는 기반이 되어왔던 제도임. 특히, 사업장 단위의 노조전임자는 단체교섭, 노사협의회, 고충처리, 노조의 일상 활동 등을 통해 사업장 단위에서 노조의 영향력, 사업장 통제력을 발휘하는 노동운동의 핵심적 근거지임.

- 이러한 사항, 즉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조항 명시 등을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주요 요구사항으로 하고 있고 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온 것들임

- 이와 같이 노사자치에 의한 그 관행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랜 기간 동안 실증적·법리적으로 검증 받았음

- 지금 상황은 사용자가 나서서 부당노동행위로 처벌을 받는 사유를 확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논리 모순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상황 자체가 오히려 부당노동행위라든가, 자주성 훼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임

3) 국제적 기준과 관행에도 맞지 않음

- 전임자의 수와 급여규모의 한도를 입법적으로 정하는 것은 노사자치에 대한 중대한 침해임. 국제노동기구(ILO)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의 금지는 입법적 관여사항이 아니므로 현행 노조법 상의 관련규정을 폐지할 것으로 수차례 권고한 바 있음.

- 국제 사회의 관행이라고 할 만한 기준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업내 노동자대표의 보호와 편의 관한 협약’ 제135호라고 해야 할 것임, 이 협약에 따르면, 사업장 단위의 노동자 대표에 대하여 사용자가 필수적인 편의를 제공할 것과 부당한 차별취급을 하지 않을 것을 정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국제노동기구는 노조전임자의 급여지급의 금지를 ‘입법 사항’으로 다루고 있는 한국의 노동법에 대해서 관련 규정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 것임

4) 중소영세사업장 등 대다수 노조의 존립근거 침해

- 현행 노동조합은 300인 이하 사업장이 87.8%에 달하며, 아직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전임자 임금지급을 비롯하여 단체협약에 의한 노조활동 보장 조항마저도 금지하는 공익위원안이 그대로 법제화될 경우 중소사업장 노동조합은 그 기본활동이 불가능해질 것임.


 부산지역 택시의 복수노동조합화에서 얻을 수 있는 사실들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정 당시인 1997년도부터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이 아닌 한 복수노동조합이 허용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대중을 대상으로 폭넓은 현장활동을 하지 않아도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단 시일 내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지만, 대중들은 그런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꺼려한다.

○ 조합원 대중이 없는 노동조합은 오래가지 못하고 쉽게 해산되는 종이노동조합에 불가할 뿐이다.

○ 부산광역시나 노동부 등 행정기관의 개입이나 지도가 없는 한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영세한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 수많은 노동조합이 존재하더라도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는 한 조합원들은 그런 노동조합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 복수노조시대라고는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면밀하게 준비하지 않는 한 대중으로부터 노동조합의 존재가치는 갈수록 평가절하되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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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7 11:37

교육 대운하(?) 일제고사

 

강 용 근
전교조 부산지부 정책실장 


이명박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학교 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 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교육복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고 공언하였다. 그리고 “서민교육정책”을 교육 슬로건으로 하고 “모두를 배려하는 교육, 교육비 부담 없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하였다. 전국의 모든 교육청·학교 홈피에 팝업창을 띄워 이를 적극 선전·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서민교육정책”은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이고 거짓말이다.
모든 것을 거꾸로 해석하면 이해가 빠르다. 정부 출범 후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기는커녕 불만만 쌓여가고 있고, 사교육비는 오히려 더 늘었다.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학교현장은 지금 폭발 직전이라고 한다. 작년 촛불소녀들이 외쳤던 ‘미친 교육’이 되어버린 것 같다.

사실 일제고사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제고사란 말 그대로 같은 또래의 학생들을 동일한 문제로 일제히 시험을 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숱한 일제고사를 쳐 왔다. 대표적인 것이 수능고사이고, 고입연합고사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는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에 익숙해져 왔다. 작년 10월·12월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 공개는 성적조작·부풀리기가 일어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지난번에 교과부가 재채점 결과를 발표했는데 65만장의 답안지가 분실·폐기되었고, 채점과정의 오류가 1만 6천 건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표집평가를 전수평가로 전환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도 교과부는 올 3월 ‘진단평가’라는 이름으로 일제고사를 강행하였고, 10월 13~14일 초6·중3·고1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에 교과부는 작년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가관리체제를 엄격하게 한다고 한다. 초·중·고 모두 표준화된 OMR카드를 사용하고, 시험 감독은 복수로 하며 단위학교 채점방식에서 교육청 단위 일괄채점방식으로 바꾼다고 한다. 표집 학교의 답안지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처리하고 나머지는 시·도 교육청이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에서는 전담교사를 감독으로 차출하면서 담당수업 파행이 예상되고 있고, 중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을 시험 감독관으로 동원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일제고사를 이틀에 걸쳐 시행하는 것도 문제가 많지만 수백 명의 교사들을 2박3일 동안 동원하면서 예상되는 수업 결손은 더욱 문제이다. 공교육의 강화라는 일제고사의 목적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이렇게 평가관리체제를 엄격하게 하더라도 일제고사의 반교육성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파행적인 교육과정 운영이다. 지난 1년 동안 전국적으로 수많은 파행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지역의 중학교에서 강제 보충수업·자습이 등장하였고, 초등학교에서도 보충수업·문제풀이 수업이 나타나고 심지어 방학보충수업이 등장한 지역도 있었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을 수행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며 12월 일제고사를 기말고사로 대체하는 중학교도 나타나고 있다. 중간·기말고사의 출제범위를 일제고사의 범위와 일치시키는 학교도 있었다. 사전 문제풀이 수업, 모의고사 연습 등을 실시하는 학교도 등장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학교가 문제풀이에 집중하고 있고, 중학교를 넘어 초등학교까지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왜 이명박 정부의 일제고사가 문제인가?
그것은 일제고사의 목적이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과부가 발표한 일제고사의 목적은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판별하여 그들에게 학력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상향평준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성적을 공개하고 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지역 간 학교 간 서열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일제고사는 전국의 학교와 학생을 일렬로 줄을 세우는 현상을 일어나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가진 왜곡된 교육 평가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로 인해 전국의 모든 학교·학생이 불필요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결국,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보다 어느 학교가 어느 지역이 더 상위의 성적을 내고 있는 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를 위해 시·도 교육청과 학교는 파행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이것을 반증한다.
사실 학력의 격차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 동안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매우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이 알려져 왔다. 부모의 사교육비와 학생의 성적이 정비례한다는 것이 밝혀져 왔던 것이다. 굳이 일제고사로 지역·학교별 서열을 매기지 않더라고 이미 상식처럼 나타나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수능성적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대로 열악한 지역에 대한 지원을 위한 평가라면 이미 그 동안의 표집평가만으로도 충분히 조사·분석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면서까지 일제고사를 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지역·학교 간 학력격차를 기정사실화하여 차별교육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읽혀진다. 사교육의 효과를 공교육 내에서 일제고사로 확인하여 교육의 계급화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다.
말하자면,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의 기회를 박탈하여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재생산하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일제고사를 강행하는 것은 교육의 국가통제권을 강화하여 교육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을 숨기기 위함이다. 전국의 학교를 한 줄로 세워서 서열화를 조장하고 경쟁을 유발하여 행·재정적 인센티브나 불이익을 유인책으로 학교를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제고사는 이명박 교육정책의 핵심 키워드인 것이다. 교육재정을 더 투자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선택과 집중”이라는 미명하에 경쟁을 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기 위해 국민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를 강행하는 것이다. 일제고사는 상위 1%를 위한 이명박 정부 교육의 핵심정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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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1 11:05

<오도엽 시인의 전태일 읽기> 바보 전태일이 되자!


 
 오 도 엽


여기 한 청년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바보라 여긴 청년. 그의 이름은 전태일(1948. 9. 28-1970. 11. 13)입니다.
스물둘의 짧은 삶을 살았던 전태일의 목소리는 마흔 해가 지난 오늘날에 더욱 큰 울림이 되어 요동치고 있습니다.

해방 직후에 태어난 전태일은 지지리도 가난해서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습니다. 신문팔이, 우산장사, 삼발이 장사, 구두닦이, 손수레 뒤밀이, 밤거리를 돌며 담배꽁초를 주워 팔기도 한 ‘거리의 천사’였습니다. 어린 시절 전태일은 밑바닥 생활을 온몸으로 겪으며 자랐습니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감정에는 약한 편입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마음이 언짢아 그날 기분은 우울한 편입니다. 내 자신이 너무 그러한 환경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전태일의 일기장에서”

전태일의 삶을 우리가 기억하는 까닭은 그가 남긴 ‘사랑’에 있습니다.
늦은 밤 잔업을 마치고 공장을 나온 전태일은 열서너 살 여공들이 배고파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는 버스비를 털어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줍니다. 자신은 차비가 없어 두세 시간을 달려 집에 가야 했습니다. 때론 통행금지에 걸려 파출소에 자기도 했습니다.
전태일의 어머니가 묻습니다. “너 요즘 왜 이리 늦게 다니냐?” 전태일은 천연덕스럽게 대답합니다. “엄마, 내 막내 동생과 같은 여공들이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점심시간에는 화장실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배를 채우며 하루에 열다섯 시간 씩 일을 해요. 그래서 버스비로 풀빵을 사주고 뛰어서 집에 오느라 늦었어요.”

어디 그뿐입니까? 전태일은 미싱사로 일하다가 재단보조가 됩니다. “엄마, 제가 재단사가 되어야겠어요. 재단사가 되면 어린 여공들을 도와줄 수 있을 거예요. 재단사가 되려면 재단보조에서 다시 시작해요. 그러면 월급이 턱없이 줄어들어요.” 미싱사로 받을 수 있는 월급을 포기하고 전태일은 재단보조로 일하다 재단사가 됩니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전태일은 공장에서 쫓겨납니다.

어린 여공들 대신 밤에 작업장 뒷정리를 하는 재단사를 사장은 예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아픈 여공이 있으면 제 월급을 털어 약을 사주고 집에 보내는 재단사 전태일은 사장의 눈에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지친 여공이 있으면 잔업도 철야도 시키지 않고 집에 보내니 사장은 재단사 전태일을 그저 지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전태일은 공장에서 해고가 됩니다. 전태일은 바보입니다.

“우리는 당당하게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살 권리가 엄연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태껏 기계 취급을 받으며 업주들에게 부당한 학대를 받으면서도 바보처럼 찍소리 한번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니 우리 재단사들의 모임은 바보들의 모임이다. 이것을 우리가 철저하게 깨달아야 하며 그래야만 언젠가는 우리도 바보 신세를 면할 수 있다. ……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설치는 놈은 ‘바보’라고 했다. 그렇다면 좋다. 우리가 한번 바보답게 되든 안 되든 들이박아나 보고 죽자. - 전태일의 바보회 제안 내용”

재단사 전태일이 어린 여공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보잘 것 없었습니다. 그 보잘 것 없는 일마저 해고의 사유가 되었습니다. 이 무렵 전태일은 아버지 전상수에게 ‘근로기준법’이 있다는 걸 들었습니다. 근로자를 위한 법이 있다는 사실에 전태일은 뛸 듯이 기뻤습니다.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밤낮으로 품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전태일은 한자투성이 법전을 읽는 게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대학생 친구 한 명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읽은 전태일은 “이렇게 좋은 규정을 모르고 찍소리 못하고 살아왔다니, 나는 참 바보였다”고 한탄하였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바보라고 여기고, 재단사 친구들과 함께 ‘바보회’라는 모임을 꾸립니다. 바보회 회장으로 뽑힌 전태일은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평화시장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바보회는 훗날 ‘삼동친목회’로 새롭게 꾸려져 평화시장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기업가들의 부당노동행위를 막는데 힘씁니다.

전태일은 평화시장의 근로조건은 재단사가 온정을 베풀어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습니다.
전태일은 정부와 기업가에게 진정을 하여 근로조건을 개선하려고 혼신을 바쳤습니다. 전태일은 재단사 친구들과 함께 평화시장 노동자를 상대로 작업환경 설문 조사를 하였습니다. 또한 근로감독관과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정부 관리들이 평화시장의 현실을 몰라 작업장에 대한 관리 감독도 하지 않고 방치해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잘 것 없는 바보 전태일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곳은 어느 곳도 없었습니다.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대우를 해주는 모범공장을 만들려는 사업계획을 세웁니다. 사장이나 관계당국에 아무리 호소해봐야 들어주지 않으니 직접 모범공장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모범공장이 근로기준법을 지키면서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주려고 한 것입니다.

문제는 사업자금이었습니다. 전태일은 1970년 3월 24일 중앙일보 사회면에 실린 어떤 실명자에 대한 기사가 난 것을 보고 자신의 눈을 기증하겠다는 편지를 보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전태일의 사람됨을 믿고 모범공장에 투자를 할 독지가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는 반송이라는 붉은 도장과 함께 전태일에게 되돌아왔습니다.
어린 여공에게 온정을 베풀어도, 대통령과 근로감독관에게 청원을 해도 ‘인간, 최소한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전태일의 소박한 꿈은 이룰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바쳐 직접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모범공장’을 운영하려 했지만 세상은 이 절실한 청년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태일은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합니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理想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생生을 두고 맹세한 내가, 그 많은 시간과 공상 속에서,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아니 될 나약한 생명체들.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고향이로다. …… 오늘은 토요일. 8월 둘째 토요일. 내 마음의 결단을 내린 이날, 무고한 생명체들이 시들고 있는 이때에 한 방울의 이슬이 되기 위하여 발버둥 치오니 하나님,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주시옵소서. - 전태일의 일기장에서”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길에서 한줄기 불꽃으로 타올라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갔습니다.
1970년 전태일의 외침은 해방이후 한국사회에 던진 최초의 ‘인간선언’입니다. 사람보다는 돈과 권력이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 물질만능과 경쟁으로 얼룩진 오늘날 한국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정신이 바로 전태일의 ‘인간선언’입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여러분도 다 아는 전태일의 삶입니다.
사십 년이 다 된 이야기를 다시 들으며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저는 왠지 과거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습니다. 육칠십 년대 ‘시다’라고 불린 어린 여공들은 지금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서 차별과 소외를 받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미명 아래 불완전한 노동과 불완전한 삶이 만연된 요즘 전태일의 ‘사랑’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대기업 노동자는 전태일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차비를 탈탈 털어 풀빵을 사주던 전태일 말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는 전태일이 되어야 합니다. 재단사가 되어 시다의 고통을 품어 안던 전태일 말입니다.
노동조합 간부와 노동운동 지도자는 전태일이 되어야 합니다. 스스로 바보가 되어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녹아들어간 전태일 말입니다.

전태일처럼 살아야 합니다.
전태일처럼 살 때 민주노총의 위기나 노동운동의 위기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겁니다.
전태일처럼 살 때 민주노총이 일하는 사람의 희망이 되고 서민들의 벗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전태일을 다시 읽어야 합니다.
다시 읽되 올바로 읽어야 합니다.
전태일을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고 몸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죽은' 전태일 정신을 계승한다고 입으로 외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살아있는' 전태일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전태일이 되어 이십일 세기 ‘시다’들의 삶 속에서 사랑의 불꽃으로 피어나야 합니다.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은 말합니다.
“내 아들 태일이는 열사도 투사도 아니야. 그저 그 누구보다도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이야. 태일이를 열사라 부르지 마. 동지라고 불러줘. 늘 내 곁에 그리고 우리 곁에 함께 있는 벗처럼 동지라고 불러줘.”

맞습니다. 이소선은 아들 전태일과 나눈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노동자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엄혹했던 독재의 시절에 ‘내 몸이 가루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노동자와 소외받는 이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이소선은 여든의 노구를 이끌고 지금도 용산 참사 현장으로 쌍용자동차 농성장으로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아들 전태일을 “끔찍이 사랑했던” 이소선은 아들과 못다 나눈 사랑을 이 땅에 소외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태일과 함께 이소선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내년이면 전태일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아니 전태일이 우리 가슴속에 아로 새겨진지 40년이 됩니다. 그리고 한 달 남짓 뒤에는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릴 겁니다. 아직도 전태일은 우리의 가슴을 찾아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칩니다. 진짜 헛되지 않도록 내가 전태일이 됩시다. 기꺼이 바보가 됩시다.




<전태일 평전 이어 읽기 운동, 전태일 평전 독후감 공모>

하나. '전태일 평전' 공동 구매 합시다!
☞ 10월 7일까지 민주노총 부산본부 교선국으로 신청하세요^^

둘. 전태일 평전 이어 읽기 운동 함께 해요!
단위 사업장은 별첨과 같이 전태일 평전을 구매해 사업장 내에서 이어 읽기 운동은 12월까지 진행한다. 도서 구매량 중 5%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에 기증.

셋. 전태일 평전 일고, 독후감도 쓰고, 선물도 받아가요!
☞형식, 분량 자유입니다. 11월 13일 늦은 6시까지 자필로 작성한 독후감 원고를 민주노총 부산본부 교선국으로 보내주시면되겠습니다.
상품 1등(미니노트북), 2등(PMP), 참가상(5만원상당 문화상품권)


<이소선 어머니에게 듣는다>

전태일 열사정신 계승을 위해 이소선 어머니에게 직접 얘기를 듣는 시간을 가져보고, 열사정신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언제 : 11월 4일 (수)요일, 늦은 저녁 7시

☞어디서 : 민주노총 부산본부 2층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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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nikeairyeezy2forcheap.com/ BlogIcon Air Yeezy 2 for sale 2012.06.07 10: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서로를 일단 정상인으로 간주해야 대화가 성사됩니다. 만약에 한쪽이 칼을 쥐고 덤벼든다면 대화는커녕 분쟁만 야기될 뿐입니다. 칼을 놓고 상대할 때만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교제가 성사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하나님도 이런 식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인간을 구원을 주시리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인간들의 요구를 묵살하십니다. 도리어 사람들에게 비방을 받게 되는 어떤 분을 보내십니다. 그리스도를 비방하는 그 이유는 순전히 인간 쪽에서부터 도출됩니다. 인간들이 못마땅한 것이 있기 때문에 하늘에서 오신 분을 비방하게 됩니다. 인간들이 예상하지 않는 다른 방식으로 구원을 말하게 되니 사람들은 그 분을 비방하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비방으로 인하여 세상이 무너지고 일어나는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겁니다. 즉 비방이 없으면 하나님의 구원의 기준도 세워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비방을 기다리고 계신 겁니다. 비방할 수밖에 없는 속성을 인간들이 다 지니고 있음을 익히 아십니다. 그것을 가지고 ‘표적’이라고 합니다. 표적이란 내부에 있는 성질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내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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