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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15:10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로 결정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윤덕중
대우버스사무지회 수석부지회장

 

이명박정권이 들어선 이후 노동계는 "총체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는 MB정권에 의해 반노조정책과 친기업정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를 노동계가 제대로 반격하지 못한 채 모진 매를 맞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MB정권이 쏟아 내는 싸이코패스 같은 정책들 중에는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자본가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들도 많이 있다.
특히 노사관계에 대한 정책은 당사자인 노사 모두가 못마땅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들도 상당 수 있다. MB정권은 마치 양날을 가진 칼처럼 노사 모두에게 위험한 존재로 비춰지고 있다.

 
1997년 개정 노동법에서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법으로 정하여졌다.
하지만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유예기간을 두었지만 노사정 모두는 인정할 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권은 2010년부터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해 강행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로 인해 노사정의 뚜렷한 입장 차이가 확인되었고 이후 노사관계를 비롯한 노동계의 투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노조 허용'은 노노갈등 및 노사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높다.
기존의 노동조합은 교섭권 약화 및 조합원의 이탈, 특히 미조직 노동자들의 비율이 높은 사업장의 경우, 사용자들이 미조직 노동자로 하여금 어용노조를 만들어 기존의 노조를 흔들면 기존노조의 주도권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의 노동조합도 조직유지와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편 '복수노조 허용'은 현재까지 교섭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복수노조 금지 조항으로 묶여 사용자측으로부터 교섭을 거부당한 기존 노동조합과 미조직 노동자들은 손쉬운 방법으로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노동조합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기도 한다.
하지만, '복수노조 허용'은 사용자들에게 있어 교섭주체의 증가로 인한 교섭비용 증가와 다양한 계층의 요구조건을 다 만족하지 못 함으로 인한 욕구불만이 생산성저하를 가져올 우려가 있어 사용자들 역시 그리 탐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사용자들의 이러한 입장을 반영해 노조난립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과반수 대표제'를 통한 교섭창구 단일화 시행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강제로 박탈하는 명백한 위헌적 발상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비정상적인 복수노조의 난립을 통해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민주노조의 확장을 막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는 듯하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노간의 입장차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차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노동조합이건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합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국에는 노동조합이 하나로 모일 수밖에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가정해 볼 때 사용자들 역시 '복수노조 허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가 제안하는 복수노조의 전제조건인 "교섭창구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여러 개의 노조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고 또 노노간의 경쟁으로 요구사항이 높아지고, 노노갈등 및 노사갈등으로 인하여 교섭비용의 증가와 생산성이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내심 노노간에 의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교섭창구 마저도 만들지 못해 노동조합이 스스로 자멸해 주었으면 하는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복수노조 허용'은 기존의 노동조합과 사용자들 중 어느 누구도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또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역시도 이미 노조 전임자를 확보하고 있고 또 임금도 지급 받고 있는 노동조합의 경우 그 지급이 금지 된다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 하더라도 노조 전임자의 임금에 대한 보전을 하고자 할 것이므로 노사간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성노조를 경험한 대기업이나 노조 전임자 임금을 조합원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사용자들은 노조무력화를 기대하며 찬성할 수 있다.

반면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이 위법한 행위(부당노동행위)로 취부 되어 더 이상 지원할 수 없게 된다면, 어용노조 역시 어떠한 방법으로든 임금을 보전 받기위해 투쟁할 것이며 또한 어용노조를 통해 노사안정과 다수의 의견을 적당히 대변해 주던 기업의 사용자들도 노사갈등 및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조 전임자 임금 부분을 개별조합원의 임금상승에 반영하게 되면 투쟁의 수위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분이 더 크게 작용하여 경제전반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도 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안하는 타임오프(Time Off)제 역시 노사간의 이해관계를 상시적으로 타협을 통하지 않고 사안이 발생할 때 마다 사용자의 승인을 얻어 조합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또 그 사유로 교섭, 협의, 고충처리, 산재예방 등 한정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노동조합의 활동 및 자율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교섭방식도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노사간에 일상적인 교섭마저도 쉽게 끝내기 보다는 길게 끌고 가면서 일상활동과 교섭을 병행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사관계는 단 하루도 평화기간이 없는 "연중무휴투쟁"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사용자들과 정부는 노조 전임자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스스로 자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노사정 모두가 받게 될 충격과 피해를 예상해 보면 누가 먼저 패배를 인정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치킨게임이 될 우려도 배재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노사정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다. 노사관계에서 노동조합이 선택하는 투쟁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목적일 수 없듯이, 사용자들 역시도 노사화합을 통한 이익창출이 목적이지 노조말살이 그 목적일 수 없다.
그러므로 노사관계란 노사가 협의해서 합의된 바에 따라 결정하고 지키려는 조직문화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개입해서 노사간의 입장을 무시한 채 정부의 입장대로 강행하려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통한 정부에 대한 비판적 기능을 말살하기 위함"으로 노조나 기업이 내홍을 겪든 말든, 국가경쟁력이 약화되건 말건 정부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근시안적인 MB정권의 밀어붙이기식 단순논리의 단적인 예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사간 자율로 결정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난 13년간 유예를 하고도 그 합의점을 찾지 못한 법이라면 지금이라도 폐기하고 현재 노사간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관례대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더 옮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권이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원래의 법 취지대로 노조의 교섭권을 각각의 노조 마다 줄 것을 요구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만큼 조합원들의 임금에 보전될 때까지 강도 높은 투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을 동반한 노사분쟁으로 노사 모두가 공멸의 길을 걷기를 바라는 것이 MB정권이 진정으로 바라는 노사관계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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