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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9 09:12

한달 30일 중에 월급 받는 날이 제일 싫은 사람들


2004년 2월. 그러니까 벌써 5년이 넘었네요.
정관 농공 단지 내에 제마코 플레어(주)라는 공업용 공기압축기(에어 콤프레샤)의 제습장치를 제조하는 그야말로 조그만 제조회사에 취업을 했죠.
직원 수는 80명이 채 안되어도 매출대비 이익구조도 탄탄하고 꽤 괜찮은 회사에 취직했다고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해 매출이 70-80억 정도는 되었으니까요.
그 당시 사장은 100억을 넘긴다면 직원들을 위해 못해 줄 것이 없다고 했으니까 나름대로 의욕도 넘쳤던 기억이 납니다.


하기야 두 달 반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을 했던 시기도 있었으니까요.
잔업은 물론이고, 토. 일요일 특근, 밤늦게 까지 납기 걱정에 매출 걱정에. 그야말로 내 생활을 전부 올인 하다시피 했습니다. 이건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그렇게 일했죠.
그래서 연 매출이 100억을 넘기더니 5년이 지난 지금, 작년 매출은 250억을 넘기고 순이익은 40억을 넘겼습니다.
 법인 이익잉여금은 83억.


얼마 전 5월 16일 우리는 금속노조에 가입했습니다.
한 명의 가장이 있습니다.
이 가장은 70만 원짜리 봉급명세서가 창피하고 마누라한테 보여줄 낯이 없어 봉급날이 제일 싫다고 합니다.
10년이 다 되는 한 분은 법정 최저임금에 60만 원대 봉급을 받습니다.

5년쯤 되는 여성노동자는 몇 년 전 결혼을 했고, 첫돌 지난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회사를 다닙니다. 이 여성노동자는 어린이집 맡기는 돈이 30만원. 한 달 봉급이 70만원입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노동조합을 만들었죠.
회사임원이 그러더군요. 왜 노동조합을 만들었지?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거는 70만원으로 애기 키우고, 자식 등록금 대고, 생활비 쓰고 살겠냐고요?


그래도 우리는 즐겁답니다.
금속노조에 가입해서 SPX 현장위원회를 설치하고 조합원끼리 모여서 토론도 하면서 민주주의도 배웁니다.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도 공부하면서 울분도 토합니다.
임원들과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서 교섭도 합니다. 반말을 하더니 교섭에서 존칭도 쓰더군요. 조합원 집안에 초상에 나면, 조합원이 전부다 함께 가서 위로하기도 하고요.
아침 일찍 출근해서 유인물도 나눠주고, 우리가 옳다고 엠프 방송도 합니다.
8차까지 교섭이 진행되었는데요. 아직 교섭진행의 원칙도 합의를 못했어요. 대표이사 위임장 제출도 안했거든요.
이런 회사 보셨나요. 교섭하면서 정리해고 하겠다. 폐업하겠다. 휴업하겠다. 못하는 말이 없고요.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며칠 전 조합원 수련회를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이제 조정신청도 넣을 겁니다. 그리고 쟁의 찬반투표도 합니다. 조합원들의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참가한 조합원들은 저마다 한마디씩을 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제일 가치 있는 일에 몇 개월 내 모든 것을 걸고 싸워 볼 랍니다. 사장한테 질 수도 있겠지만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한 이 순간을 가장 가치 있게 보내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살겠습니다.
“내 아기가 커서 엄마가 이 순간을 비겁하게 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할 이야기 하면서 싸웠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내 아기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도록 열심히 해 볼 랍니다.”

 

“칼을 뽑았으니 그냥 집어넣을 수는 없죠. 이제 제대로 칼 한번 휘둘러봅시다.”

“우리가 바보 머저리인줄 알고 있는 사장한테 한방 먹어야죠”

 “말주변은 없지만, 나는 끝까지 갑니다. 꼭 이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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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4 10:08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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